프로슈토와 하몽의 차이, 그리고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생햄 이야기
요즘 주변에서도 “프로슈토랑 하몽은 뭐가 달라요?”라는 질문을 자주 듣습니다.
둘 다 ‘생햄’이지만, 실제로는 완전히 다른 기후, 전통, 풍미를 가지고 있죠.
또 한국에서도 생햄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어떤 제품이 진짜 유럽식 전통 햄인지 혼동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프로슈토와 하몽의 차이를 정리하고, 지금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진짜 생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하몽은 진하고 짠 풍미, 프로슈토는 부드럽고 달콤한 향을 지닌다.
1️⃣ 프로슈토 vs 하몽 — 같은 생햄, 다른 기후와 철학
프로슈토(Prosciutto)는 이탈리아 북부의 온화하고 습한 공기 속에서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1~2년 이상 숙성시킨 생햄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프로슈토 디 파르마(Prosciutto di Parma DOP)와 프로슈토 디 산다니엘레(Prosciutto di San Daniele DOP)가 있습니다.
- 식감: 부드럽고 촉촉하며, 지방이 크리미하게 녹음
- 맛: 은은한 단맛과 젖은 우유·견과류 향
- 향: 마일드하고 균형 잡힌 풍미
반면 하몽(Jamón)은 스페인의 건조한 고지대 바람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하몽 세라노(Jamón Serrano)는 백돼지를, 하몽 이베리코(Jamón Ibérico)는 흑돼지 이베리코 품종을 사용합니다. 숙성 기간은 12개월에서 48개월 이상이며, 바람과 온도, 습도의 균형이 맛을 결정짓습니다.
- 식감: 단단하고 밀도 높음
- 맛: 감칠맛과 짠맛이 뚜렷하며, 고소한 견과 향
- 향: 농축된 지방의 깊은 향, 여운이 길다
한마디로, 프로슈토는 부드럽고 우아한 생햄, 하몽은 짙고 강렬한 생햄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탑 티어 하몽 브랜드들 — Joselito와 Cinco Jotas
한국에서는 다행히 정통 스페인산 하몽이 일부 정식 수입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품질이 확실히 다른 브랜드는 두 가지입니다.
- Joselito (호셀리토) – 100% 순혈 이베리코 돼지를 도토리(벨로타)로 사육, 최소 36개월 이상 숙성. 지방이 부드럽게 녹으며 복합적인 향을 지님.
- Cinco Jotas (5J, 싱코호타스) – Joselito와 쌍벽을 이루는 브랜드. 스모키하면서 짭조름하고, 더 진한 고소함과 탄 향이 특징.
이 두 브랜드는 모두 하몽 이베리코 데 벨로타 100% 등급으로, 스페인 내에서도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쓰이는 수준입니다. 현대백화점, 신세계, 고메494 등 일부 고급 식품관에서 정식 수입품으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 참고: Joselito 공식 홈페이지, Cinco Jotas 공식 홈페이지
3️⃣ 진짜 프로슈토는 현재 한국에서 보기 힘들다.
사실 몇년 전만 해도 프로슈토 디 산 다니엘레와 같은 좋은 제품들이 많이 수입이 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2025년 10월 현재 시점으로는 이탈리아산 프로슈토 디 파르마나 산다니엘레는 한국에 정식 수입이 안 되고 있습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위생 검역 규정 – 2019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이후 한국은 유럽산 비가열 육제품(특히 생햄) 수입을 제한 중입니다.
- 숙성 방식 – 프로슈토는 비가열 상태로 1~2년 숙성되므로 세균 검출 기준을 통과하기 어렵습니다.
- 시장 규모 – 높은 단가와 수입 리스크로 대형 수입사들이 적극적으로 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프로슈토’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대부분의 제품은 미국산 햄(예: La Quercia, Creminelli 등)을 건조·염지한 제품입니다. 풍미는 부드럽고 염도가 낮지만, 이탈리아 DOP 프로슈토의 복합적인 향과 숙성감은 아직 대체되지 못합니다.
📗 참고: 한국농림축산검역본부 – 수입 축산물 검역 기준
4️⃣ 요약 비교
| 구분 | 프로슈토 (이탈리아) | 하몽 (스페인) |
|---|---|---|
| 원료 | 백돼지 뒷다리 | 이베리코 흑돼지 또는 백돼지 |
| 숙성 환경 | 온화하고 습한 공기 | 건조하고 강한 바람의 고지대 |
| 풍미 | 부드럽고 단맛 중심, 크리미한 질감 | 짠맛·감칠맛 강하고 밀도 높음 |
| 한국 내 유통 | 미국산 대체품 위주 | 스페인산 정식 수입 가능 (Joselito, Cinco Jotas 등) |
🍷 “하몽은 태양의 생햄, 프로슈토는 바람의 생햄”
프로슈토와 하몽은 똑같이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였을 뿐이지만, 그 향과 질감은 그 나라의 공기와 시간, 기후가 만든 결과입니다. 하몽은 스페인의 뜨거운 태양 아래 진하게 숙성되고, 프로슈토는 이탈리아의 부드러운 바람 속에서 천천히 여물어갑니다. 지금 한국에서는 스페인 하몽을 즐길 수 있고, 언젠가 진짜 파르마 프로슈토도 쉽게 맛볼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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